Achilles
@billns
180 80 네토 대물 천안 아산 평택 초대
처음 사창가를 가본건 쌈리라는 곳이었는데 32번 버스가 다녀서 붙은 이름이래. 18살. 그때의 혈기와 호기심을 생각해봐. 그곳의 모든 사악한 아름다움이 얼마나 매혹적이던지.. 모두 다르게 꾸몄는데 또 다 비슷해보이더라. 우린 한평쯤 되는 방으로 각자 안내가 되서 들어갔고 난 그 여자 아이와 즐거운 이야기만 나누다 나왔어. 그 애가 좀 피곤해보였거든. 그러고 몇개월쯤 지나 그 근처에 가게 됐는데 저 멀리서 나를 알아본 그녀가 달려와 나를 꼭 안아줬어. 눈이 내리던 날이었고 그렇게 얇은 옷을 입고서 말야. 얼마나 추웠을까..
당신은 어떤 여자가 이상형이예요?라고 물었고 난 잠시 생각해봤지. 내가 이상하는 여성의 모습은.. 너처럼 허리를 곧게 펴고 앉는게 자연스러운 여자. 그런 우아함을 난 망가뜨리고 싶지만ㅎ
"이유는 모르겠지만..처음에 전 당신을 거절해야한다고 생각했던거 같아요. 그런데 자꾸 생각이 났어요." "ㅎㅎ그랬구나. 쫒고 쫒기다 마침내 나에게 붙잡혔을때, 네 심장이 그렇게 거세게 요동친건 공포감 때문이었을까?황홀감 때문이었을까?"
현관 앞에 잠시 멈춘다. 문이 열리는 전자음이 들리면 넌 늘 그랬듯 우리만의 애칭으로 나를 부르며 달려 나올것 같다.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따뜻함이 잠시 스치듯 하고, 금새 분별력이란 놈이 차가운 칼이 되어 사정없이 찌르고 들어온다. 현관등 센서는 고장난지 오래됐고, 저 문을 열면 짙은 어둠과 오래된 책들의 냄새가 나를 맞을 것을 안다. 좀 더 문 앞에 서서 나의 달콤한 생각을 방해하는 것들을 쫒아내보려 하지만 잘 안된다. 천천히 비번을 누르고 문을 연다. 네가 만들어둔 비번. 내 생일 네자리.
"It is what a man must do." 여성의 절제된 아름다움과 굳은살처럼 단단한 남성의 자긍심.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마치 옛 친구들을 만난듯 반갑다. 만약 나라면? 만약 그자리에 당신이 아니라 내가 있었다면, 나도 당신처럼 끈질기게 버텨냈을까? 그랬겠지. 그건 억만금보다도 중요한 내 자긍심이 걸린일이니까.
내 손잡고 그게 어디든 즐겁게 산책 할 수 있겠어? 그게 꽃길이든 흙길이든.. 어디까지 갈꺼예요? 모르겠어 나도 끝은 있겠지 길이 끝나든.. 내 걸음이 멈추든.._2023